1) 심리학의 성립과 발달에 대한 생각
인간 마음은 오랫동안 서양 철학에서 직관적, 사변적으로 다루어졌다. 그러나 19세기에 들어와 물리학이나 생리학에서의 실험처럼 심리 현상도 대상화하여 실험법으로 연구할 수 있고 수량활 수 있음을 알게 되면서 심리학은 경험과학으로의 기반이 마련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분트는 1879년 최초의 심리학 실험실을 만들어 독립적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의 문을 열었다.
초기의 심리학은 당신의 과학적 패러다임과 맥을 같이 하였다. 마음의 기본 요소를 알아내고 그 요소들 간의 관계를 실험을 통해 밝히려는 당시의 심리학적 시도는 연구 대상의 물리적 속성을 파악하고자 했던 당신의 과학적 방법론과 일치하였다.
특히 물리학은 심리학의 중요한 틀이 되었다. 부분 이해를 통해 전체를 파악하고 객관적이고 엄밀한 연구방법을 사용하며, 대상의 본질을 파악하여 보편 원리와 법칙의 지식 체계를 수립하려는 관점은 그대로 심리학 연구에도 적용되었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인간 발달은 중요한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발달이라는 변화 과적을 경험적으로 연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와 정지된 존재가 아닌 변화하는 존재를 과학의 대상으로 보지 않았던 당시의 학문 분위기 때문에 발달심리학은 심리학의 주류에 포함되지 못했다. 초기 발달심리학자인 스탠리 홀차도 심리학을 실험심리학, 역사심리학, 본능심리학으로 구분하며 심리학의 중심은 실험심리학이고 발달심리학은 역사심리학이며 이류심리학으로 분류하였다.
심리학에서 핵심적으로 다루어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초기에 주류로 자리잡지 못한 발달의 문제는 생물학적 관점의 등장과
아동 이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중요한 주제로 부각되고 이를 통해 발달심리학이 성립되는 변화를 맞이한다.
2) 발달심리학의 성립
발달심리학이 성립하는데 당시 과학적 방법론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생물학적 관점과 아동 이해에 대한 사회적 필요가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선 생물학적 관점을 알아보자. 태생학과 진화론은 초기 발달심리학의 성립을 가능하게 한
생물학적 접근들이다. 태아의 해부학적 발달을 살펴봄으로써 개체 발생을 설명하는 태생학 분야에서 발달심리학에 영향을
준 사람은 폰 베어이다. 그는 태아의 해부학적 연구를 바탕으로 발달은 일반에서 특수로, 동질에서 위계 구조로의 변화라고 했다. 특히 그는 발달을 분화와 조직화의 연속적 과정으로 파악하고 발달을 새로운 특성의 출현이라고 보았다.
이와 같이 발달 과정 지체가 유동적이며 새로운 특성의 출현을 발달의 특성이라고 보는 관점을 후성설이라고 한다. 그러나
당시로서는 변화를 일으키고 발달을 통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설명할 수 없는 후상설의 한계 때문에 폰 베어의 견해는 수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의 견해는 스펜서, 볼드윈, 피아제로 이어지며 발전하였고 쿠오, 슈네이라, 등에 도 영향을 주었다. 그가 제기한 발달의 후성적 특성에 관한 문제는 한 세기 동안 풀지 못한 상태로 남아 있다가 버탈란피를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시작하면서 연구가 확대된다. 이런 의미에서 발달심리학의 성립 초기에 위치한 폰 베어의 관점은 현대적 발달 과점과도 연결된다.
진화론은 발달심리학의 이론적 기초를 제공한 또 다른 생물학적 관점이다. 다윈은 플레이어와 더불어 자녀를 관찰하고 아동전기를 쓴 사람 중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가 아동전기를 쓴 것은 발달과정 자체에 대한 흥미 때문이 아니라 진화론의 증거를 찾기 위해서였다. 화석, 지층 등은 처음부터 지금의 모습으로 있던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통해 누적적으로 형성되었다는 지리학적 사실은 다윈에게 모든 유기체의 현재를 이해하는 데 지나온 누적적 과정이 중요하다는 통찰을
제공하였다. 다윈은 여러 종에 걸친 개체 발생에서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하여 연구하였으며, 자연이 유기체 특징의 생존 여부를 결정하여 자연에 적합한 특징만 살아남고 이는 유계의 심한 비판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람과 동물의 연속성, 성인과 아동 간의 연속성에 대한 통찰을 주고, 변화 또는 과정 자체가 과학적으로 연구될 수 있는 퐁토를 제공하여 발달심리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발달심리학의 성립에 영향을 미친 또 다른 축은 아동 이해에 대한 사회적 필요이다. 당시 교육자, 사회사업가들은 대규모의
아동 교육을 실시하면서 실제로 아동에 대해 알고 있는 바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였다. 아동이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지, 아동을 어떻게 대하고 교육시켜야 하는지 등 아동에 대한 실제적 요성이 사회적으로 수용되고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를
계기로 언제 글을 읽을 수 있고, 언제 집단 활동을 할 수 있으며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등 발달의 실제적으로 이어졌다.
또한 아동을 위한 프로그램에 발달이론을 적용하는 시도가 나타났다. 이런 아동연구운동이 일어나면서 발달심리학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생물학적 관점이 발달심리학의 학문적 시각을 제공했다면 아동연구운동은 발달심리학의 출현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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