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문제
길가는 사람 100명을 세워놓고 생존 여부에 관계없이 한두 명의
심리학자 이름을 대보라고 묻고는 그 결과를 기록해 보라. 물론 필
맥그로나 웨인 다이어 등과 같은 "대중매체 심리학자"들이 거명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만일 대중매체 심리학자 와 통속 심리학자들을 제외하고 심리학 지식에 인정할
만한 공헌을 한 심리학자들을 고려해 본다며 이러한 비공식 조사의 결과는 의심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일등을 차지할 것은 명약관화하다.
그다음으로 한참 쳐져서 스키너가 이등을 차지할 것이다. 그 밖에 신경이 쓰일 정도로 주목을 끄는 심리학
자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프로이트는 대중매체에 출연하는 통속 심리학자들과 함께 일반인들의 마음속에서
심리학을 규정하고 있다.
프로이트의 악명은 심리학 분야에 대한 일반대중의 생각에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해 왔으며,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하였다. 예컨대, 많은 심학개론 수강생들은 미국심리학회의 회원 중에서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관여하고
있는 회원을 모두 합쳐 보아도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라게 된다. 또 다른 주요 심리학회인
심리과학회의 경우에는 5%에도 훨씬 못 미치고 있다.
한 가지 대표적인 심리학 개론서는 그 분량이 700쪽을 넘지만, 프로이트나 정신분석을 언급한 내용은 단지
15쪽에 불과하며, 그나마 15쪽조차도 비판을 담고 십상이다.
요컨대 현대심리학은 (대중매체와 몇몇 인문학 영역과 같이)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생각에 강박적으로 집착하지
않으며, 그의 생각에 의해서 정의되지도 않는다. 프로이트 연구는 현대심리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다양한 유형의
주제와 데이터 그리고 이론들에서 지극히 작은 부분일 뿐이다. 심리학 연구와 이론이라는 거대한 집합체는 최근
노벨상을 수상한 다섯 명의 심리학자[데이비드 후벨, 다니엘 카네만, 허버트 사이몬, 로저 스페리, 그리고 토스텐 위젤,
미국과학재단 의 전임 이사장들이 수행한 연구들을 포괄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다.
현대심리학에서 프로이트의 중요성이 엄청나게 과장되었다는 사실은
지극히 불행한 일이다. 설상가상으로 프로이트의 연구방법은 현대심리학자들이 연구를 수행하는 방법을 전혀 대표하지
못한다. 실제로 프로이트가 사용하였던 연구방법들은 심리학 연구에 대하여 지극히 잘못된 인상을 초래한다.
예컨대, 프로이트는 통제를 가한 실험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는데, 제6장에서 보겠지만, 이 방법 즉 통제를 가한 실험이야
말로 현대심리학자들의 방법론 병기 창고에 들어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프로이트는 사례연구가 이론의 진위를 가려줄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어째서
이 생각이 잘못된 것인지를 제4장에서 보게 될 것이다. 심리치료 사가인 엥겔이 지적한 바와 같이, "만일 프로이트 자신이
과학자이었더라면, 그가 널리 퍼뜨린 정신분석은 괴상망측한 과학이었을 것이다.... 정신분석이 이론과 가설을 포함하고
있기는 하였지만, 경험적 관찰방법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마지막으로 프로이트 연구에서 한 가지 결정적인 문제점은 이론과 행동 데이터 사이의 연계에 관한 것이다. 제2장에서 보게 되겠지만, 하나의 이론이 과학적인 것으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이론과 행동 데이터 간의 연계가 최소한의 요구조건을
만족시켜야만 한다. 프로이트 이론은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십상이다.
요컨대, 프로이트는 자신의 자신의 정교한 이론을 구성함에 있어서 그 이론을 지지하기에 충분하지 못한 데이터베이스
에 의존하였다. 프로이트는 복잡한 이론 구조를 구축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었을 뿐, 현대심리학자들처럼 그러한 이론 구조가 신뢰롭고 반복 가능한 행동 관계에 근거한 것인지를 확신하지 못하였다. 요약컨대, 프로이트의 연구 스타일에 친숙한 것이 현대 심리학을 이해하는 데 심각한 장해물이 될 수 있다.
이장에서는 프로이트의 문제들 두고 두 가지 방식으로 다룰 것이다. 첫째,
현대심리학의 다양성을 예시함으로써, 프로이트가 차지하고 있는 지극히 협소한 위치가 명백해질 것이다.
둘째, 다양한 영역에 걸친 심리학 연구에 공통적인 특성들을 논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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